[김창승의 지리산통신] '여행은 사람이다' 출판기념회에서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9-07-29 09:07 조회 :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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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상처받고

사람으로 살 용기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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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아래서 살다보면 개성이 강한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되고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반추해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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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주관이 뚜렷하여 만나는 사람 사람이

각기 다른 산봉우리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오늘도 지리산 봉우리를 닮은 사람을 보며

그는 산이 좋아 제 의지로 지리산으로 왔다지만

어쩌면 큰 산이 그를 점찍어 곁으로 불러들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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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듯이 노고단을 오르내리며

지리산의 일부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

산 아래에 '노고단 게스트하우스' 베이스 캠프를 치고

산짐승 같은 사람들에게는 둥지가,

힘겹게 길을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길잡이가 되는 사람,

수줍은 미소와 넉넉한 마음으로 위안을 주는 사람...

이만하면 그도 산을 닮아가고 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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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사람이다'

그가 집필한 지리산 인문서를 보며

나는 언제나 모든 것 품는 산이 될까,

상처보다는 용기를 주는 자로 서 있을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그의 게스트하우스 모퉁이에 걸려있던 글이

산봉우리 감싼 구름처럼 화두로 둥둥 떠올라 자꾸 되뇌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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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더러운 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외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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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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