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승의 지리산통신] 냉천마을 풀 고추밭에서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19-08-12 10:08 조회 :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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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란 땀을 다 빼내고

얼굴이 먼저 익은 후에야

고추 두 박스 손에 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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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밭이 따로 없는 고초밭

고추는 왜 염천에 익어가는지

고추 만지던 손으로 땀을 훔쳐내면

아이고, 아이고메 소리가 절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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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 달아오른 얼굴

고추보다 더 빨개진 눈

땀인지 콧물인지 모를 매운 맛

고추 당초 맵다더니 이보다 더할까

.

고추 따는 일

따는 재미에 한다지만

야~~ 이건 물기란 물은 다 빼내고

하얀 뼈다귀 추려내는 염부가 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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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번 더 따야 하는데 어쩐답니까

사람 마음 간사키로 안 열리면 서운하고

열러 익어가는 고추밭이 고초밭 같기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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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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