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의면 동네작가 김태연) [구례라이프] 야경 맛집 구례 화엄사 야간개방 화야몽 참여기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23-09-07 15:00 조회 : 9


구례 야경맛집 화엄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 8월에도 야간 개방을 시작하였다.

마침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듯 하여 고민 없이 바로 신청했다. 이름하여 '하야몽, 화야몽', 즉 한여름밤의 꿈, 화엄사밤의 꿈.

밤 8시 보제루에서 스님과의 차담을 한시간 가량 진행하고 이어서 스님의 안내 하에 경내 설명을 들으면서

소원도 빌고 야경도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눈앞의 보제루 건물을 들어가려면 건물 옆 계단을 통해 빙 둘러서 가야 한다. 이런 동선이라면 사찰의 메인 건물인

대웅전보다는 서쪽에 위치한 각황전이 눈에 먼저 들어오기 마련이다.

왜란의 침입으로 전소된 이후 조정의 많은 시주로 2층 규모로, 대웅전보다 훨씬 더 웅장하게 지어진 각황전에 힘을 주기 위해

보통 필로티 양식으로 지어지는 보제루 밑의 계단을 없앴다는 이야기가 있다.

구례 화엄사의 대웅전, 각황전, 서오층과 동오층석탑, 원통암 앞의 사사자 석탑까지 눈에 들어오는 것만 보물 4개, 국보 1.

보제루에서 진행되는 차담. 스님과의 차담은 처음이다. 총 13명 정도가 참여했다.

지리산 녹차. 업무 마치고 마라톤 연습하고 온 상태라 갈증 최고조. 스님이 권하기도 전에 혼자 3잔 연거푸 원 샷 했다.

스님의 이야기에 빠져 있다 보니 절에서 키우는 해탈이가 슬그머니 우리 곁에 떠도는 걸 몰랐다.

아무리 유혹해도 해탈이는 우리에게 관심이 일도 없다. 뒤룩뒤룩, 여유만만, 부처님과 스님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복세편살 중인 해탈이.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차담이 끝나고 사찰 내부를 둘러보았다. 스님께서 대웅전 현판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셨다.

명필!! 어떻게 아냐고? 한가운데 점을 기준으로 중심으로 모인 듯, 위치의 밸런스가 맞으면 잘 쓴 글이라고 하셨다. 많은 설명을 들었는데 나에게는 조금 어려웠다.

대웅전 현판의 작은 글씨. '숭정9년 세사병자중추의창군광서'. 조선시대 명필가 중 한 명인 의창군 이광의 글씨. 한자를 잘 아는 T는 스님 설명에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다.

원통암 앞 사사자 석탑. 상부가 없는 상태이지만 조각의 아름다움과 균형감이 국보감이다.

각황전 단청과 처마의 곡선미. 단청의 색이 바랜 상태로 있는 것을 더 좋아했다. 사실 단청의 안료를 일본에서 수입해야 하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그대로 둔 것이다.

첨단 기술은 발달했지만 지금 기술로도 복원하고 재현하는 기술은 옛만 못하다는 스님의 말씀.

각황전 뒤의 석축. 들여쌓기 양식으로 수백 년, 어쩜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견고하다.

이제 국보인 사사자삼층석탑을 만나러 계단을 올라가자. 화엄사에는 멋진 소나무가 많다. 이번 태풍에 그 소나무 중 하나가 쓰러졌다...

사사자삼층석탑. 올 적마다 감동 한 바가지. 조명을 받아 표면의 아름다운 조각들이 섬세하게 드러난다.

8월에는 반드시 밤에 화엄사 와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의 효심이 표현된 석탑. 아침마다 어머니께 문안인사를 드리는 연기조사. 고서에 따르면 아버지라는 설도 있다는 스님의 말씀.

어둠 속 열강 중이신 스님의 실루엣과 대비되는 연기조사의 뒷모습.

구름이 많아서 지리산 자락과 반대편의 섬진강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각황전의 지붕을 포함한 전체 사찰 풍경이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각자 소원지에 소원을 적어서 동백나무에 걸었다. 동백나무는 잎이 두꺼워 불에 잘 타지 않아 사찰의 방화목 역할을 한다고 한다.

초저녁에 소나기가 내려 계단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다. 가파른 계단길에 스님의 뒷자락이 물에 젖고 있지만 스님은 모르신다 ㅋ

각황전 앞에서 바라보는 보제루와 2개의 석탑. 작년과 비교해서 조명이 어딘가 바뀐 느낌. 작년 블로그 글 좀 뒤져봐야겠다.

오른편 원통전에 대한 설명을 듣는 중. 무교에 한자 약하고 군대까지 경험하지 못한 퍼스트펭귄에게는 어려운 설명. T는 완전 집중모드.

원래 10시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10시 30분이 지나 버렸다. 마지막으로 보제루 툇마루에 앉아 5분간

조용히 화엄사 풍경을 눈에 담기로 한다. 불어난 계곡물의 힘찬 물소리와 풀벌레의 울음을 배경음악 삼아,

스님의 클로징 멘트로 2시간을 훌쩍 넘긴 화야몽 여행을 마무리했다. 다들 건강하고 스스로 납득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빌었다.

본 프로그램은 9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신청은 하단 화엄사 홈페이지에 가능하다.

http://hwaeomsa.or.kr/bbs/write.php?bo_table=hwayam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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