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의면 동네작가 김태연) [구례라이프]귀촌인의 한여름 나기
글쓴이 : 관리자 작성일 : 2023-09-07 14:59 조회 : 10


올여름엔 집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고 지내겠다고 거국적 선언 했지만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노트북의 열기로 인해 오전 11시만 되어도 실외보다 실내 온도가 높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업무에 집중할 느끼지만

잠시 화장실이라도 다녀오면 온도를 실감하게 된다.

특히 지난 금요일이 그랬다.

더위에 지쳐 입맛은 없지만 그래도 점심시간은 도래했다.

냉장고엔 온갖 야채들이 넘쳐나고 텃밭에서는 수확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그래,

냉장고를 비우기 위해서 뭐라도들어 먹자.

드디어 익은 토마토. 마늘 2톨에, 양파 가늘게 썰고 올리브오일에 수제 오디 진액,

소금, 후추에 버물려서 색깔이 변해가는 수제 바질 페스토를 스쿱 위에 올린

쉐킷쉐킷! 대낮부터 와인 찾게 되는 . 만드는 시간 5.

그렇게 열리던 호박들은 한꺼번에 열려서리 점심, 저녁으로 해치우는 .

전으로도 해먹고 썰어서 볶은 비빔밥에 넣어 먹어도 꿀맛. 만드는 시간 15.

오이도 한꺼번에 열리고 난리이냐.

미역 불리고 마늘 쪼사 넣고 국간장:멸치액젓:식초:매실액:설탕 = 4:2:2:1:1 + 깨소금 넣고

시원하게 먹으면 나간 입맛 1 만에 돌아옴. 만드는 시간 10.

호박전 부치면서 잽싸게 제조 가능.

귀촌 체류센터 동기에게 전수받은 비법.

봄에 따서 말려둔 고사리와 표고버섯 불려서 전기밥솥에서 밥하면.... 지금도 먹고 싶다....

밭에서 미치듯이 자라기 시작한 오크라.

진간장:맛술:식초:매실액(생략가능) = 2:1:1:0.5 비율로 간장 양념 만들고 오크라는

30초만 삶아서 먹기 좋게 썰어 넣기. 잔파가 없어서 호박 줄기를 같이 데쳐 넣어더니 아삭하고 좋다.

이렇게 표고버섯 고사리밥에 오크라 간장 양념 비벼 먹으면... 다시는 도시 돌아갈란다!!!

가출한 입맛 빠르게 복귀 시켰다. 매번 이렇게 먹어도 되나 축복받은 삶을 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저렇게 다해서 먹고 설거지까지 마쳐도 점심시간이 남는다.

그래 오후는 진짜 집에서 하겠다.

노트북이랑 이것저것 주섬주섬 챙겨 차로 10 거리인 구례읍의 매천 도서관으로 갔다.

평일 시간, 지금까지 중에 가장 사람이 많았다. 빈백에는 보다가 잠든 사람도 보인다.

매천 도서관에서 오후 업무를 소화하고 퇴근 바로 근처 구례 체육공원으로 향했다.

실내수영장 2층의 헬스장. 실외 달리기는 무리. 요즘 4~5회로 이곳에서 러닝머신으로 대신한다.

요즘 나의 운동 파트너.

1 수영장이 보인다. T 지금 열심히 수영 중이다.

달리기 훈련을 마친 수영장에서 20 정도만 수영하면서 근육도 풀고 샤워하면 개꿀.

전부 해서 이용료 2 . 가을에 있는 구례 아이언맨 철인 3 경기를 위해

전지훈련 분들도 가끔 보이고 운동할 나는 곳이다.

처음으로 열대야를 느꼈다. 늦게까지 잠을 설친 탓에 토요일 아침은 평소보다도

늦게 일어났다. 그것도 달라는 수탉의 끈질긴 울음소리에...

오늘의 수확량은 달걀 3개. 웬일이니 얘들아.

아침 9시인데도 벌써 땡볕 모드이다. 텃밭 잠시 나갔다가 땀범벅.

오크라는 이제 어른 키만큼 커지려고 한다.

살짝 익어가는 토마토. 정말 빨갛게 익었을 따면 맛이 최고지만 그전에 동물들의 먹이가 되어 버린다.

조금이라도 늦게 따려고 동물들과 눈치 싸움 벌이다가 한발 늦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 블로그 글에서 똑같은 고민의 글을 어제 읽었다. 내적 반가움에 오오오, 이러면서 읽었다.

전반적으로 토마토 수확량은 실망스러운 편이다.

어제도 늦게 들어왔고 오늘도 아침 늦게 일어났더니 동이가 시무룩하다.

아침에 동이랑 10 정도 놀다가 더위에 지쳐 버렸다. 이번 중에는 산책을 번도 시켰다.

스트레스 받았는지 하루는 목줄을 끊고 가출을 했었다.

그런데 본인도 더위에 지쳤는지 10 만에 복귀. 그래 더울 집이 최고야, 동이야.

주말 오전 게으름 피울 때는 넷플릭스에 브런치가 최고 조합이다.

늦잠 자는 사이 이웃집에서 복숭아와 직접 텃밭에서 수확하신 포도를 앞에 놓고 가셨다.

요구르트에 산수유 , 호두, 아몬드 넣고 먹는 매우 좋아함.

나눔 받은 복숭아에 포도. 내린 핸드드립. 건강한 아점이 된다.

T 시범적으로 만든 수제 도마가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브런치 상만 이쁘고 현실은 이렇다. 매트리스 위에 이불도 개고. 나는 정리 정돈과는 담쌓은 인간.

길티 플레저 하트시그널 보는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T. 나이가 어때서!!

MZ 세대의 타는 모습을 보며 타인과의 관계성, 감정선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 구례! 누구나 번씩 내뱉는구나.'

그러면서 본인들의 작명 센스에 자뻑 모드 들어가고... 내가 그랬다. '그래, 구례' 슬로건이

구례 입구에 걸린 보고 뒤로 자빠질 . 상표권 미리 내려고 했는데... 아무튼 사람들 생각은 비슷한 .

브런치 먹으면서 넷플리스 언제까지 건데??? 열심히 청소 중인 T 보며 살짝 죄책감이 든다.

그래, 나도 뭐라도 해야지. 밭에서 넘쳐나는 가지와 호박을 말려보자.

야채 건조 작업을 위해 작업장 세팅. 준비물: , 도마, 소쿠리, 닿는 거리에 커피 대령. 넷플릭스 이어보기!

건조할 양이 많지 않아서 20~30분이면 끝난다. 시청 집중하다가 중지 손톱 부상!

주말의 소소한 루틴들은 모두 도서관에서 해결 가능하다.

독서하기, 글쓰기, 일기 정리하기 등등. 야채들을 밖에 널어 두고 도서관을 향했다.

준비물: 바람막이 재킷 (인간적으로 에어컨 너무 씨게 틀지 맙시다!), 텀블러와 티백 , 이어폰, 일기장과 만년필, 읽을 , 노트북, 하나라도 빠지면 도서관에 1시간 이상 있을 수가 없다.

구례읍의 매천 도서관과 구례 공공도서관은 바로 옆에 붙어 있고 구조나 콘셉트가 다르다.

이상하게 구례 공공도서관이 편안한 느낌. 그래 오늘은 공공도서관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데일리 루틴 체크 .

매일 데일리 루틴 소화하느라 너무 바쁘다. 중에 되는 하나도 없다.

시골의 여름은 잔혹하지만 빌딩 숲과 에어컨 실외기 바람이 뿜어내는 대도시의 더위와는 결이 다르다.

가족이 둘뿐인 집에서 에어컨을 켜는 행위는 에너지 사용적으로도 비효율적일뿐더러 묘하게 죄책감도 든다.

시골은 요즘 공공도서관이 너무 되어 있다. 완벽한 피서지를 찾아서 올여름도 무사히 넘길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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